[스크랩] 향유네 삶터짓기(16) 뒷방 구들놓기 & 전기설비
5월달이 되면서 농사일과 집짓기일이 겹쳐졌다.
농사일은 자꾸 밀리는데, 관성의 법칙일까... 이미 벌려놓은 집짓기 일을 그래도 멈출수가 없었다.
행정적으로 준공일자도 이유였고, '일은 할때 해야한다'는 내 마음속 잠재의식이 작용한 이유도 있겠고...
또 하나의 이유는... 지금 우리 가족이 거처하고 있는 임시창고집은 전기필름 난방이라 우리 뱃속의 아기와 향유엄마에게 전자파를 계속 쬐이는것 같아 부담스러웠다. 이왕이면 하루라도 빨리 황토집에 들어가 뱃속의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싶은 아빠의 욕심이라고 할까...^^*
마침 준태씨와 명복씨가 뒷방 구들놓는것을 도와주겠다고 하니, 내친김에 밀어붙혀본다.
저번에(삶터짓기(10)) 아궁이와 굴뚝자리는 잡아놓았으니 바로 고래길을 만들 차례. 적벽돌로 고래길을 쌓되, 수평기로 약간 경사를 올리면서 고래길을 만든다.
으라차차!!! 아궁이 위에 구들방의 아랫목엔 제일 크고 두꺼운 이맛돌을 얹고...
구들돌을 하나씩 고래위에 얹는다.
두꺼운 돌은 아랫목쪽으로, 비교적 얇은 돌은 윗목쪽으로... 마치 퍼즐 맞추듯이 모양과 두께를 보며 맞추어간다.
큰돌과 큰돌 사이의 간극은 작은돌들로 돌새침을 하고 그 보다 더 작은 사이는 짚을 황토에 이겨 반죽해서 흙새침을 한다.
구들 시공 1차 완성이다. 나중에 이 위에 엑셀호스를 깔아서 아궁이 난방과 보일러 난방을 겸할계획이다.
그 다음이 전기공사인데...
집짓기를 하면서 다른 작업은 어느정도 흉내는 내겠는데, 전기는 어떻게 해야할지 집짓기 전부터 막막했었다.
도저히 내 힘으론 감당이 안되고, 전기업자를 부르자니 비용이 부담되고...
그러던차에 목수일을 도와주셨던 서성호형님께 어렵게 부탁을 드렸다.
당신도 당신집은 스스로 하시지만, 남의 집 설치는 부담이 되신다며 자꾸 빼시는데 반강요조로 부탁을 드렸더니 같이 해보자신다.
어휴, 다행히 허락은 떨어졌고, 먼저 집 도면을 좍 펼쳐서... 필요한 전기등과 스위치의 위치와 갯수, 콘센트의 위치와 갯수를 표시했다.
그리고 서성호 형님의 지휘하래, 나와 장인어른, 그리고 하림이 아빠가 일을 도왔다.
첫번째, 전기 난연호스(1.6mm)를 매립하기위해 그라인더로 홈을 파고 끌과 망치로 홈을 따는 작업을 했다.
흙벽돌이니 홈 파는것은 그리 어려운일은 아니었지만, 흙먼지를 이틀간 뒤집어썼다.
호스를 매립하고 시멘트 모르타르를 이겨서 초벌로 때웠다.
그 다음 3가지 색깔의 전기줄(HIV2.5)로 각각 +선,-선, 스위치 선을 정하고 호스에 집어넣었다.
배선은 옆에서 아무리 봐도 나는 햇갈리니... 이번에도 전기공부는 안되겠다 포기하고 옆에서 벽 홈파고, 구멍만 팠다.
흙먼지 뒤집어쓰고, 새참에 장모님이 빚어주신 칼국수와 막걸리 한잔~
뒤의 포도나무 포도순들은 서리피해로 힘겹게 올라오고있고, 바람난 포도원주인은 집짓기에만 매달려 있고...
포도나무야... 조금만 기다려라. 내가 곧 간다.~